“미래 반도체시장, 미세공정기술 아닌 칩의 다양성에 좌우될 것”

최태우 / 기사승인 : 2019-06-26 10:1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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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스템반도체 경쟁력 확보, RISC-V에 주목하라 ①…맞춤화 실리콘 개발에 최적화
시스템반도체 기술력 확보를 위한 정부와 민간기업의 향후 전략이 발표되고 있다. (사진은 삼성전자 클린룸 반도체 생산현장) [사진=삼성전자]

[IT비즈뉴스 최태우 기자] 비메모리반도체(시스템반도체) 기술 확보를 위한 정부와 민간기업의 차세대 로드맵도 속속 공개되고 있다. 지난 4월30일 삼성전자 화성캠퍼스를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은 ‘대한민국 반도체 비전’을 통해 시스템반도체 사업 육성안을 공식화했다.


산업통상자원부도 이달 25일 시스템반도체 설계인력 확보를 목표로 전국 13개 대학에 칩 설계 특화과목 개설 계획을 발표했다. 2021년 이후 매년 200명 이상 반도체 설계인력 배출을 목표로 세웠다.


삼성전자도 ‘반도체 비전 2030’을 목표로 시스템반도체 글로벌 1위 달성을 내걸었다. 연구개발(R&D) 분야에 73조원 투자계획을, 연구개발·파운드리 전문인력으로 1만5000명 양성계획을 밝혔다. 보유하고 있는 설계자산(인터페이스IP, 아날로그IP, 보안IP)을 국내 팹리스기업에게 공유하고 생태계 강화에도 힘쓰겠다는 의지도 나타냈다.


‘산업의 쌀’인 반도체는 메모리반도체와 비메모리반도체로 구분된다. 우리나라 메모리반도체 기술 경쟁력은 세계 1위 수준이다. 활용도가 높은 광대역폭메모리(HBM) 분야에서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특허출원을 주도하고 있다.


허나 비메모리반도체 부문에서 우리나라의 기술·시장 경쟁력은 미비한 수준이다. 전세계 시장 점유율은 3% 수준이다. 특히 시스템반도체 부문에서 매출 1천억원을 넘어서는 국내 팹리스기업은 6개사에 불과하다.


반도체 설계 기술 확보에는 막대한 시간과 비용이 투입된다. 수년 간의 연구개발 기간을 거쳐 테스트 과정을 거치고 파운드리 공정으로 양산이 되는 일련의 과정으로 진행된다. 미중 무역분쟁으로 최근 불거진 ARM-화웨이 간 설계자산(IP) 공급제한 이슈는 관련 기술 경쟁력 확보가 얼마나 중요한 지 알려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기술 주도성 확보와 함께 개발자들의 고민도 커졌다. 다양한 서비스 구현이 가능해진 차세대 네트워크 인프라가 구축되고 노드·단말 간 연결성이 커지면서 메모리는 적게, 파워는 높일 수 있는 시스템 디자인 구현에서의 과제를 해결해야 한다.


IT비즈뉴스(ITBizNews)는 반도체 설계 부문에서 누구나 활용할 수 있도록 리스크(RISC) 개방형명령어집합(Instruction Det Architecture, ISA)을 오픈소스로 배포하고 있는 리스크-V(RISC-V) 파운데이션에 대한 전세계적 관심이 높아진 현재, 이를 활용한 칩 개발과 시스템 검증, 개발자 에코시스템 부문을 3회에 걸쳐 알아보고자 한다.


6월18일 판교 반도체산업협회에서 열린 사이파이브 기술 심포지엄 현장 모습 [ITBizNews DB]

“반도체 미세공정기술이 한계에 달한 상태다. IoT와 차세대 네트워크로 노드·단말 간 연결은 가속화되면서 맞춤형 애플리케이션 개발도 빠르게 가속화될 것이다. 기술·시장에서 발생되는 이슈에 적합한 시스템 개발을 위한 맞춤형 실리콘(커스텀 칩) 니즈는 더 커질 것이다. 오픈소스로 쉽고 빠르게, 또 저렴하게 칩 설계기술을 제공하는 것이 목표다.” 최근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사이파이브 공동창업자이자 최고기술책임자(CTO)를 맡고 있는 이윤섭 박사의 말이다.


저전력 임베디드 애플리케이션 개발에 적합한 코어 설계기술로 ARM을 대체할 유력한 아키텍처로 주목받고 있는 RISC-V는 UC버클리대학에서 개발한 개방형명령어집합(ISA)이다. 오픈소스로 누구나 다운받아 사용할 수 있으며 폐쇄형의 상용IP와 달리 개발자가 구현하고자 하는 IP만 선택해 설계할 수도 있다.


사이파이브(SiFive)는 RISC-V를 활용한 맞춤형 코어, 시스템온칩(SoC) 설계자산(IP) 라이선싱 기업이다. RISC-V 파운데이션 오픈멤버이자 UC버클리대학 출신 연구진 3인이 설립한 기업이다. 산업용 임베디드 애플리케이션에 적합한 32비트/64비트 코어와 고성능 애플리케이션에 최적화된 64비트 코어를 포함, 총 16개의 코어IP를 보유하고 있다.


이달 6일 기준으로 칩 설계수주 건수가 100개를 돌파했으며 퀄컴벤처스가 참여한 시리즈D 투자유치에도 성공했다. 현재 SK텔레콤, 삼성벤처투자가 포함된 외부기관에서 확보된 투자금액만 1억2500만달러다.


이윤섭 박사는 개발자가 RISC-V를 활용하면서 얻을 수 있는 가장 큰 이점으로 비용과 효율성, 맞춤화를 들었다. 집단지성의 결과물인 오픈소스를 활용하면서 빠르게 트렌드를 반영할 수 있고, 약 2개월 만에 개발자가 디자인한 시스템에 최적화된 맞춤형 칩 설계가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RISC-V 생태계도 빠르게 확장되고 있다. 삼성전자, 마이크론, 램버스, 퀄컴과 같은 실리콘 기업에서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화웨이, IBM과 같은 글로벌 공룡기업들이 재단 멤버로 참여하고 있는 것도 향후 성장 가능성이 높게 점춰지는 이유다.


6월18일 판교 반도체산업협회에서 열린 '사이파이브 기술 심포지엄'에서 기자와 만난 이윤섭 박사. 사이파이브를 창업한 UC버클리대학 연구진 3인 중 한 명으로 현재 최고기술책임자(CTO)를 맡고 있다. [ITBizNews DB]

- 아래는 이윤섭 박사와의 일문일답 -


Q. 개발자에게 제공되는 통합개발환경 구축이 매우 중요하다
A.
애플리케이션 개발자를 위한 에코시스템은 중요한 부분이다. 기존의 툴이나 코드를 활용할 수 있는 개발환경을 구축하는 게 변수다. 현재 자체 개발보드(HiFive)는 물론 디버거, 소프트웨어 스택 등 반도체기업들이 제공해왔던 개발환경 수준은 확보된 상태다.


프리RTOS(FreeRTOS), 제퍼(Zephyr)와 같은 임베디드OS도 지원하고 있다. 세거의 임베디드스투디오, 라우터바흐의 트레이스32, IAR시스템즈의 임베디드워크벤치와 같은 상용 툴, 컴파일러 모두 RISC-V 코어를 지원하고 있다.


Q. 개발자가 RISC-V를 활용할 때 얻을 수 있는 가장 큰 이점은 뭔가
A.
빠르고, 쉽게, 비용효율적으로 칩 개발이 가능한 점이다. ISA가 폐쇄된 상용IP와 달리 개발자가 구현하고 싶은 기능만 맞춤형으로 구현할 수 있다. 시간도 빠르게 단축된다. 2달 정도면 개발자가 구현하고픈 IP 구현이 가능하다. 비용이나 시간 모두 절약할 수 있다.


Q. 더 구체적으로 설명한다면
A.
개발자가 원하는 애플리케이션 구현에 최적화된 칩, 즉 맞춤화된 칩(커스텀 칩) 개발을 가속화할 수 있는 게 핵심이다. 오픈 아키텍처인 RISC-V를 활용하면서 비용을 줄일 수 있다. 우리는 개발자가 원하는 애플리케이션에 적합한 IP만을 활용해 최적화할 수 있다.


중요한 건, 무어의법칙이 이제 통하지 않는다는 것, 반도체 미세공정기술이 한계에 달하면서 반도체의 성능을 높일 수 있는 변수의 폭이 좁아졌다. 앞으로는 칩, 기능에 대한 다양성이다. 그만큼 맞춤화된 애플리케이션이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이다.


데이터는 많아졌고, 빨리 처리는 해야하고, 퍼포먼스는 높여야하고, 전력은 줄여야하는 등 다양한 과제를 해결해야 한다. 반도체시장도 공정기술 경쟁보다는 맞춤화된 칩 시장이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애플리케이션의 다양성을 위해서는 여기에 특화된 코어만 사용하면 된다. 상용IP에 포함된, 내가 사용하지 않을 IP는 불필요할 뿐이다. CPU 코어와 함께 인공지능 가속기를 넣고 싶으면 NPU를 넣고, 유연성을 확보하고 싶으면 FPGA 블록만 추가하면 된다.


상용IP의 경우 ISA를 열어볼 수 없다. 커스터마이징의 경우에도 많은 비용이 드는 걸 비교하면 얼마나 합리적인가.


Q. ARM과 경쟁구도로 읽혀지는 경우가 많다
A.
의도하지 않게도, 이렇게 인식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하지만 비즈니스 모델이 다르다. ARM은 범용 칩에 적합한 IP를 제공하고 있다. 시장 트렌드를 반영하고 수년 간의 연구개발을 통해 범용 애플리케이션에 적합한 IP를 개발하고 이를 활용한 비즈니스를 하고 있다. 실제로 필요한 기능만을 구현하는 우리의 비즈니스 모델과는 차이가 있는 부분이다.


Q. ARM-화웨이 보이콧 이슈로 관심도 많이 받았는데
A.
하나의 기회라고 본다. 우리는 여기에서 다양한 가능성을 봤다. 눈에 보이지 않는 IP 때문에 칩 설계에 차질이 생기고, 제품 생산에 문제가 생기는 락인효과다. 이는 화웨이만의 문제는 아니라는 게 업계 전반적인 분위기 같다.


RISC-V를 활용한 사이파이브 코어IP (클릭하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Q. 삼성전자, 퀄컴에서 투자도 받았다. 긴밀하게 일도 추진하는 걸로 아는데
A.
다수의 RISC-V 파운데이션 멤버사와 긴밀하게 협업 중이다. 각 기업에서 추구하는 기술, 비즈니스 이슈가 많다보니 협업도 많아졌다. 여기까지만..


Q. 앞으로 구체적인 계획은 뭔가
A.
설계수주 확대를 통한 레퍼런스의 다양화다. 다수 기업들과 추진하는 프로젝트 성공사례를 확보해나갈 계획이다. 추후 클라우드 기반의 검증서비스도 론칭할 계획이다.


개발자가 웹 기반으로 손쉽게 클릭(Configuration) 만으로 원하는 칩 설계를 지원하고, 이를 테스트·검증하는 기술도 구현하는 게 목표다. 아마존웹서비스(AWS)의 클라우드 비즈니스와 같이 반도체 설계시장에서도 이를 구현하는 것, ‘IP as a Service’ 개념이라고 표현하면 맞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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