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산 반도체장비 의존도 낮춰라”…대체재 물색하는 중국의 고민

양대규 기자 / 기사승인 : 2020-06-03 08:0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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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산 장비 없이 반도체 생산 가능?…"글쎄"
TSMC 미국행으로 곤란해진 화웨이, 삼성파운드리와 협력도 "글쎄"
▲ 미국 장비 회사 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즈의 최신 반도체 장비[사진=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즈]

[IT비즈뉴스 양대규 기자] 미국정부의 중국 반도체 시장에 대한 제재가 강력해지고 있다. 미국은 화웨이를 비롯한 중국기업에 반도체 기술은 물론 장비 영역까지도 수출을 금지하기로 했다.

업계에 따르면 중국의 화웨이가 삼성전자와 TSMC를 설득해 미국산 장비를 사용하지 않는 첨단 생산라인 구축을 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전세계 최대 규모의 파운드리 업체인 TSMC가 미국에 5나노(nm) 공정의 팹을 짓겠다고 밝힌 후 화웨이의 요청에 주저하는 분위기를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 상황에 화웨이가 한국의 삼성전자에 더욱 적극적인 공세를 취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해외 IT매체 EE타임즈는 "삼성전자가 미국산 장비를 사용하지 않는 소형 7나노 생산라인을 구축하기 위해 일본과 유럽의 장비업체와 협력했다는 언론보도가 나왔다"고 보도했다.

업계는 미국산 장비 없이 칩 생산 라인을 구축하는 것에 회의적이다. 반도체 장비 시장에서 미국기업에 대한 의존도가 높으며, 삼성전자가 미국과 중국의 무역 분쟁에서 굳이 어느 한쪽 손을 들어줄 이유는 없기 때문이다.

국제반도체장비재료협회(SEMI)에 따르면 2018년 기준 5개의 장비 제조업체가 전체 시장의 65%를 차지하고 있다.

 

이 중 미국의 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즈(Applied Materials)가 시장점유율 17.27%로 1위를 차지했고, 램리서치(Lam Research)가 시장점유율 13.4%로 4위, KLA-텐코(KLA-Tencor)가 5.19%로 5위를 차지했다. 미국의 3개사가 전세계 반도체 장비 시장의 36.31%를 차지했다는 것이다.

15.74%로 2위를 기록한 네덜란드의 ASML은 전체 리소그래피 장비의 80% 가까이를 점유하고 있다. 최신 7나노(nm)·5나노를 비롯한 초미세 공정에 ASML의 극자외선(EUV) 장비가 꼭 필요하기 때문이다. 

 

13.45%로 3위를 차지한 도쿄일렉트론(TokyoElectron)은 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즈와 함께 플라즈마 에칭(Plasma Etching)과 박막 장비의 선두주자다. KLA-텐코는 테스트 장비 분야의 선두 기업이다.

SEMI와 업계의 자료를 통해 각각의 반도체 장비와 제조업체들의 국적을 분류한 결과, 미국산 장비 없이 반도체 생산라인을 구축하는 것이 이론적으로는 실현 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과 일본, 유럽, 중국의 장비 업체들로 어느 정도는 구현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그 수준이 최고 수준에는 크게 못 미칠 전망이다. 반도체 제조의 핵심 장비는 기본적으로 미국과 일본기업이 독점하고 있기 때문이다. 

▲ 삼성전자 화성캠퍼스 EUV 라인 전경 [사진=삼성전자]

전문가들은 화웨이가 전적으로 삼성전자의 파운드리에 의존하기도 어렵다고 지적한다. 삼성전자는 파운드리를 생산하지만 스마트폰에서 화웨이와 경쟁하기 때문이다. 대만의 TSMC는 OEM 칩만 제조할 뿐 고객사와는 경쟁하지 않는다.

지난달 26일 닛케이아시안리뷰는 미국 상무부가 화웨이의 칩 공급망을 공격하기 위한 새로운 규정을 발표했다며 미국과 화웨이의 전쟁에 삼성전자와 TSMC의 경쟁이 달아오른다는 내용의 기사를 게재했다.

TSMC는 미국에 새로운 5나노 공장을 열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 공장은 2021년 착공해 2024년 생산을 시작할 예정이다. 총지출은 향후 10년 안에 약 120억 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삼성전자도 평택에 생산라인을 새로 열고 내년 하반기부터 5나노 칩 양산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앞서 삼성전자는 올해 화성의 생산라인에서 5나노 칩을 생산하기 시작할 계획이었다.

업계의 한 전문가는 "파운드리 리더가 되고 싶은 삼성전자에 '화웨이 사태'는 일종의 기회다"며 "허나 고객사들은 파운드리업체이자 경쟁사인 삼성전자의 의존도를 높히는 것을 꺼려한다"고 지적했다.

TSMC는 애플 아이폰 프로세서의 OEM 주문을 삼성전자와 공유했다. 지금은 TMSC가 독점 공급한다. 애플은 여전히 삼성전자로부터 고급 패널과 메모리를 구매하지만 삼성전자의 갤럭시는 아이폰의 최대 경쟁자 중 하나다. 애플이 핵심 프로세서 생산에 삼성전자에 대한 과도한 의존을 피할 수밖에 없다.

이는 화웨이에도 비슷하게 적용된다. 화웨이가 삼성전자에 OEM 발주를 제공할 수도 있지만, 스마트폰과 통신장비 사업에서 삼성전자와 경쟁하고 있다.

에릭 첸 주신캐피탈 반도체 수석애널리스트는 "삼성전자는 TSMC의 강력한 경쟁자임이 분명하다. 하지만 삼성은 전자제품을 제조하는 거대한 제국이기도 하다. 세계의 어떤 기술 회사나 칩 개발업체도 반대자들로부터 핵심 칩을 사고 싶어 하지 않을 것이다. 이것은 삼성이 직면해야 할 문제”라고 지적했다.

트렌드포스는 TSMC가 전세계 칩 파운드리 시장의 절반을 점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삼성은 15%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 두 회사는 하이테크 칩 분야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데 이는 칩 크기가 작을수록 기술 콘텐츠가 높고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이다. 양사는 현재 5나노 생산을 앞두고 있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핵심은 삼성이 안정적인 고객 포트폴리오를 얼마나 확보할 수 있느냐는 것"이라며 "삼성이 퀄컴이나 엔비디아는 물론 과거 고객이었던 애플과 자일링스에서도 주문을 확대할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에버브라이트증권 애널리스트들은 화웨이의 스마트폰용 반도체는 애플, 퀄컴과 경쟁할 수 있지만 TSMC의 앞선 제조공정과는 뗄 수 없는 관계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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