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AP 시장에서 고성능-효율성 조율하는 삼성, 향후 전략은?

양대규 / 기사승인 : 2020-06-08 10: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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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칩·스마트폰 비즈니스 사이서 복잡한 셈법
- 성능보다는 효율로, 중저가 시장 확대 가능성 높은 엑시노스8 시리즈 ‘주목’
▲ 엑시노스8800 [사진=삼성전자]
[IT비즈뉴스 양대규 기자] 스마트폰의 핵심 부품인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는 컴퓨터의 중앙처리장치(CPU)와 같은 역할을 한다. 최근에는 통신 모뎀과 그래픽처리장치(GPU)까지 통합으로 탑재해 통합 시스템온칩(SoC)이라고 명칭을 하기도 한다.

AP 시장은 미국의 퀄컴(Qualcomm)과 대만의 미디어텍(MediaTek)이 50%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삼성전자도 비메모리반도체 부분의 투자를 확대해 AP 시장의 점유율을 높여나가고 있으나 아직 두 칩 회사에는 밀리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삼성전자가 AP 시장에서 주도권을 잡으려면 엑시노스(Exynos)990이나 980같은 고성능 SoC보다 최근 출시한 엑시노스880이나 850 같은 '미드레인지'급의 고효율 SoC가 경쟁력이 있다고 보고 있다.

고성능 AP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엑시노스는 퀄컴의 스냅드래곤(Snapdragon)을 따라잡으려 하지만 지속적으로 성능에서 밀리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1월 자사의 플래그십 모델인 갤럭시S20에도 퀄컴의 최신 스냅드래곤865를 탑재했다. 이후 엑시노스990을 탑재한 모델도 일부 지역에 출시했으나, 스냅드래곤과의 성능차이로 많은 비판을 받았다.

삼성전자가 화웨이, 애플, 샤오미, 오포 등 스마트폰 제조업체들과 경쟁관계인 것도 무시하기는 어렵다. 특히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이 높은 화웨이와 애플은 각각 기린(Kirin)과 A시리즈 AP를 직접 생산한다. 삼성전자의 AP를 굳이 사용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 2019년 AP 점유율[자료=카운터포인트]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에 따르면 지난해 AP 시장에서 퀄컴은 33.4%, 미디어텍은 24.6%의 점유율를 기록하며 각각 1, 2위를 차지했다.

 

스마트폰을 제조하며 AP도 생산하는 기업인 삼성전자, 애플, 화웨이(하이실리콘)가 각각 14.1% 13.1%, 11.7%의 점유율로 3~5위를 기록했다. 나머지는 3.1%에 불과하다. 5개 기업이 AP 시장의 약 97%를 점유하고 있다.

3~5위의 3개 업체는 스마트폰 시장에서도 선두권을 다투고 있다. 삼성전자는 전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꾸준히 1위를 차지했다. 중국시장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는 화웨이는 최근 애플을 제치고 2위에 올랐다. 아이폰으로 '스마트폰'이라는 개념을 만든 애플은 안드로이드 시장에 밀려 3위를 차지하고 있다. 

▲ 2019년 스마트폰 점유율[자료=카운터포인트]

카운터포인트에 따르면 올해 1분기 3개 기업의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각각 20%, 17%, 14%를 기록했다.

최근 AP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조금씩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다른 3개 업체의 AP 점유율이 2018년 대비 소폭 떨어진 가운데 삼성전자와 화웨이만 점유율을 높였다. 지난해 삼성전자는 2018년 3위인 애플을 제치고 그 자리를 차지했다.

전문가들은 지난해 삼성전자와 화웨이의 AP 점유율 확대는 새로운 시장 확대된 것이 아니라 스마트폰 점유율의 증가함에 따라 자연스럽게 성장한 것으로 보고 있다.

박진석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2019년 특히 북미 및 인도시장을 중심으로 성장세를 보이며 글로벌 AP시장에서 전년대비 점유율 2.2%p의 상승을 보였다"면서 "2020년 5G 통합 칩 수요 및 모토로라, 비보, 오포 등 고객사의 확대 등을 통해 금년 실적은 더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AP 시장에서 1위를 차지할 수 있을까? 
삼성전자가 퀄컴과 미디어텍을 제치고 AP 시장에서도 메모리반도체처럼 부동의 1위를 차지할 수 있을까? 업계의 생각은 부정적이다. AP 자체의 성능과 스마트폰 업계 경쟁구도가 얽혀있기 때문이다.
 

▲ 엑시노스990[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는 고성능 AP 시장에서는 퀄컴, 애플, 화웨이와 경쟁을 하고 있으며, 미드레인지급 시장에서는 퀄컴, 미디어텍, 화웨이 등과 경쟁하고 있다. 애플과 화웨이의 AP가 각 사의 스마트폰 탑재에 주력하고 있기 때문에, 삼성전자 AP의 실제 경쟁자는 퀄컴과 미디어텍이라고 볼 수 있다.

우선 고성능 AP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퀄컴에 다소 밀리고 있다. AP의 가장 중요한 요소인 '성능'에서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업계의 한 전문가는 "삼성전자가 ARM의 고성능 코어텍스(Cortex) A시리즈를 사용하고 있으나 이는 경쟁사인 퀄컴도 마찬가지"라며 "다만 칩 설계 능력에서 아직 삼성전자가 퀄컴에 부족한 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10월 삼성전자는 엑시노스990을 공개했다. 당시 삼성전자의 7나노(nm) 극자외선(EUV) 공정으로 제조된 엑시노스990은 갤럭시S20 시리즈에 탑재될 것으로 전망됐다. 이어 퀄컴은 지난해 12월 스냅드래곤865를 공개했다.

두 고성능 AP의 성능 비교 결과, 업계는 스냅드래곤865의 손을 들어줬다. 일부 전문가들은 엑시노스990의 효율성이 퀄컴의 전작인 스냅드래곤855보다도 떨어진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해외 IT매체인 노트북체크는 긱벤치 결과 엑시노스990이 스냅드래곤865보다 떨어지는 점수를 받았다고 보도했다. 노트북체크는 "단순한 성능 비교는 중요하지 않고 효율성(efficient)이 더 중요하다"며 "하지만 안타깝게도 엑시노스990은 효율성에서도 떨어지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노트북체크에 따르면 엑시노스 990은 SPECint에서 약 13.0/W의 전력 비율에서 최고 성능을 제공했지만 스냅드래곤 865는 19.6/W의 지역에서 값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출시한 스냅드래곤 855의 15/W보다도 떨어지는 값이다.

노트북체크는 "삼성전자의 엑시노스 SoC는 지난 몇 년간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고, 엑시노스 990은 그러한 추세의 연속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20 시리즈에 스냅드래곤865를 탑재했으며 일부 지역에서는 엑시노스990을 탑재한 제품을 판매했다. 이에 해당 지역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엑시노스990을 탑재한 S20 시리즈 판매를 중단하라는 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지난 3월 온라인 청원 사이트 체인지닷오알지에 '우리에게 (성능이) 못한 엑시노스 폰을 그만 팔아라(Stop selling us inferior Exynos phones)'는 제목의 청원이 올라왔다. 당시 3만명 이상이 서명을 했다.

'다니엘 H'라는 사용자는 "(삼성전자가) 미국 외에서는 퀄컴 스냅드래곤 대신 자체 브랜드 엑시노스 SoC를 사용하는 휴대전화(갤럭시S20 시리즈)를 판매한다"며 "경험과 온라인상의 수많은 사례와 연구에 따라 삼성전자의 부품이 미국 내 사용되는 부품보다 더 낮은 성능을 지녔다"고 청원했다.

업계에 따르면 최근 삼성전자가 5나노 공정 기반의 차세대 엑시노스992(가칭)를 8월에 양산할 준비를 마쳤다며, 같은달 출시예정인 '갤럭시노트20 시리즈'에 적용 여부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제품에는 ARM 코어텍스(Cortex)-A78과 말리(Mali)-G78이 탑재되며 성능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 

 

ARM에 따르면 A78은 기존 A77 대비 20% 이상 전력효율이 향상되고 말리 G78은 이전 말리 G77(엑시노스990 적용) 대비 25% 이상 우수한 그래픽처리성능을 제공한다"며 "코어텍스 A78은 5나노 공정에서 양산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퀄컴의 5나노 공정은 빠르면 내년 상반기께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TSMC에서 올해 최초로 생산하는 5나노 제품은 애플의 A14 AP와 화웨이의 기린1000(가칭) AP가 될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올 하반기 고성능 AP 시장에서 퀄컴이 다소 밀릴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한단계 차이의 미세공정은 설계로 충분히 극복할 수 있기 때문에 실제 퀄컴 스냅드래곤865와 큰 성능 차이는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과거의 전례에 미뤄 새로운 엑시노스가 스냅드래곤865보다 효율성 등 일부 성능에서 밀릴 가능성도 있다.

업계는 고성능 AP보다 효율성을 중시한 미드레인지급 AP 엑시노스 8시리즈를 주목하고 있다. 8시리즈는 삼성전자 파운드리의 8나노 공정을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엑시노스880과 850이 삼성전자의 차세대 먹거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해외 IT매체 엔가젯은 "삼성전자는 지난해 발표한 엑시노스980의 성능을 상당 부분 갖추고, 미드레인지 단말기를 겨냥한 엑시노스880 프로세서를 공개했다"며 "삼성의 8나노 핀펫(FinFET) 공정을 사용해 제작된 이 제품은 980과 동일한 통합 5G 모뎀을 갖추고 있다"고 보도했다.

엔가젯에 따르면 엑시노스880은 2GHz의 ARM 코어텍스-A76 코어와 1.8GHz의 A55 6개를 탑재했다. 64메가픽셀(MP) 메인 카메라와 2개의 20MP 카메라 성능을 지원한다.

엑시노스880은 이미 비보의 Y70 시리즈에 탑재됐다. 제품은 48MP의 기본 카메라, 8MP의 초광각 카메라, 2MP ToF 센서를 갖췄으며 280달러의 낮은 가격으로 판매된다.

엑시노스850은 880보다 더 단순한 구조로 이뤄졌다. 2GHz ARM 코어텍스-A55 코어 8개를 적용했다. 신경망프로세서(NPU)도 빠졌다. 저전력, 고효율이 목적인 AP라는 것을 명확히 보여준다. 제품은 스마트폰, 태블릿, 웨어러블, 사물인터넷(IoT) 장치용으로 설계됐다.

엑시노스850은 갤럭시 A21 시리즈에 탑재됐다. 앞으로 몇 달 안에 다양한 보급형, 미드레인지급 갤럭시 시리즈에 탑재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엑시노스9 시리즈는 갤럭시S 시리즈 외에는 스마트폰 시장에서 탑재될 가능성이 낮지만 새로운 엑시노스8 시리즈는 다양한 중저가 시장에 적용될 수있다고 분석했다. 최근 삼성전자의 중저가 스마트폰 판매 확대 전략에도 적합한 제품군으로 성장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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