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톡 with 스타트업] GIST 출신 네 명이 라이다(LiDAR) 개발에 뛰어든 이유

최태우 기자 / 기사승인 : 2020-05-28 07:4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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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눈(Eye) 해당하는 카메라, 레이더, 라이다
정지성 대표, “벨로다인·발레오 라이다보다 고해상도·소형화 강점으로 레퍼런스 확보할 것”

 

▲ 라이다로 라스베가스 MGM 호텔 주변을 스캐닝한 이미지

- 에스오에스랩(SOS Lab), 고체형·하이브리드 라이다로 자동차·자동화시장 확대


“지형학(Topography) 연구와 항공우주/국방산업 애플리케이션에 주로 사용돼왔던 라이다(LiDAR)가 이제 자율주행기술 구현을 위한 필수 요소기술로 자리한 상태다. 소형화·양산화가 쉽고, 충격에도 강한 고체형 라이다 제조기술을 보유한 국내 유일 기업으로서 기술·양산화 특성을 살려 글로벌 강자와 경쟁하겠다.”


[IT비즈뉴스 최태우 기자] 십수년 전 “내 손안의 컴퓨터”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건 초기형 스마트폰(PDA)에 열광했던 적이 있다. 데스크톱PC 화면을 한 손바닥 크기의 액정에 표시해주는, 기가 막히는 전자제품이었다. 트렌드가 문제였을까, 기반 인프라가 문제였을까, “내 손안의 컴퓨터”는 명맥을 몇 년 잇지 못하고 사라졌다.

십년 전 통신 인프라가 빠르게 확장되면서 모바일 혁명이 일었다. “내 손안의 컴퓨터”는 데스크톱PC를 능가할 수준의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가 탑재돼 더 빠르고 실생활에 꼭 필요한 디지털 단말이 된 시대다. 

 

모바일 혁명은 사물인터넷(IoT)/클라우드(Cloud) 혁명으로 이어졌고, 향후 10년 간 경제산업계를 견인할 핵심 키워드인 인공지능(AI)으로 전이됐다.

AI 알고리즘이 빠르게 고도화되면서 소비자형(B2C)/기업형(B2B) 서비스에도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AI스피커는 점점 똑똑해졌고, 제조공장은 예측가능한 정보를 기반으로 제고효율성을 높이고 있다.

‘가장 비싼 장난감’인, 전장시스템 탑재가 크게 늘면서 ‘거대 IT단말화’가 진행 중인 자동차도 스스로 주행할 수 있는 기술 개발과 초기 형태의 ‘무인화’ 기술이 도입되고 있다. 자율주행차(Autonomous Car/Vehicle, Self-Driving Car)다.

◆자동차의 ‘눈’에 해당되는 카메라-레이더-라이다
자율주행기술을 이야기할 때 빠지지 않는 3개 핵심요소가 있다. 인지(Perception)-측위(Localization/Mapping)-판단(Prediction/Decision)이다.

기술은 자동차가 눈으로 보고(인지), 차·도로·교통정보 등등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현재 상황(측위)에서 차를 어떻게 제어할 것인지(판단)에 대한 유기적인 구조로 짜여있다. 기술 구현을 위한 첫 번째 과제이자 핵심과제는 자동차에 달린 ‘눈’을 고도화하는 기술이다. 정보의 정확한 센싱이다.

센싱에는 카메라(Camera), 레이더(Radar), 라이다(Lidar)가 사용된다. 사실 3개 모두 상호보완적으로 사용된다. 현재까지 단일 기술로 완벽하게 인지할 수 있는 기술은 없다. 카메라에 수집된 이미지 데이터를 센싱하는 비전, 전파로 센싱하는 레이더, 반사된 레이저로 인식하는 라이다 모두 각각의 장단점이 있다.

비교적 환경에서의 영향을 적게 받고 해상력도 높은 라이다가 최근 주목을 받고 있다. 레이저를 쏴 반사된 영역을 센싱하면서 3D객체인식 부문에 탁월한 특징으로 그간 지형학(Topography)에 주로 사용돼 왔던 기술이다. 무인차, 자율주행차가 주목을 받으면서 차에 탑재되는 눈(Eye)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비싼 가격과 내구성, 크기 문제로 그간 주목을 받지 못했으나 기술이 빠르게 고도화되면서 도입장벽도 낮아졌다. 실리콘밸리 출신인 벨로다인라이다(Velodyne)를 비롯해 중국의 허사이커지(Hesai), 프랑스의 발레오(Valeo), 이스라엘 스타트업인 이노비즈(Innoviz), 독일 뮌헨에 본사를 둔 블릭펠트(BlickFeld GmbH) 등이 관련 시장에서 경쟁하고 있다.

성장 가능성도 크다. 욜디벨롭먼트(Yole Développement)에 따르면, 2018년 기준 2억달러 수준의 차량용 라이다 시장은 2024년 28억달러로 예상된다. 이중 첨단운전자지원시스템(ADAS)용 라이다 시장은 14억달러, 차량에 탑재되는 라이다만으로도 전체 시장에서 70%를 차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고체형·하이브리드 라이다 포트폴리오 구축한 에스오에스랩
국내 스타트업인 에스오에스랩(SOS Lab)도 라이다를 개발한다. 광주과학기술원(GIST) 박사과정 연구원 4명이 2016년 창업한 에스오에스랩은 실리콘(Chip) 타입의 고체형(Solid-State) 라이다(ML-1), 단일 광원을 미세전자기계시스템(MEMS) 미러와 폴리곤 미러에 반사시켜 다채널 센싱이 가능한 하이브리드형 라이다(SL-1)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올해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현장에서 초소형 라이다 실물인 ML-1을 공개하면서 주목을 받았다. 종합반도체기업인 온세미컨덕터, 맥심인터그레이티드 등 칩사를 포함해 글로벌 완성차OEM과 다수의 티어1과 라이다 기술 관련 협업을 추진 중이다.
 

▲ 정지성 에스오에스랩 대표 [IT비즈뉴스(ITBizNews) DB]
기술력도 인정받았다. 욜디벨롭먼트가 지난해 선정·발표한 MEMS 라이다 부문 기술기업에 벨로다인라이다, 발레오, 이노비즈와 함께 이름을 올렸다. 

 

초기 엑셀러레이터인 퓨처플레이의 70억원 규모의 시드투자에 이어 지난달 한국산업은행(KDB)이 주도한 시리즈A 투자유치에도 성공했다. 투자규모는 170억원대로 늘었다.

자체 보유한 기술력을 앞세워 자동차 외 타 산업군으로 시장도 확장하고 있다. 차량용 3D라이다 2종 외에도 공장에 사용되는 운반로봇, 서비스로봇 등 산업군에 적용 가능한 2D라이다 2종(GL-3/TL-3)도 추가한 상태다.

“빠르게 변하는 라이다 시장 트렌드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선행기술 개발에 집중하면서 자동차를 포함, 다양한 산업시장에 적용할 수 있는 라이다로 다양한 레퍼런스를 구축하는 게 첫 번째 목표다.” 정지성 에스오에스랩 대표가 IT비즈뉴스(ITBizNews) 기자에게 한 말이다.

- 아래는 정지성 에스오에스랩 대표와의 일문일답 -

Q. 창업 배경이 독특하다
A.
GIST 박사과정 중 뜻이 맞는 연구원 4명이 의기투합했다. 라이다와 관련된 연구를 했다. 초기에 선박측량 레이저 스캐너 개발로 시작했다. 미래차시장에 라이다 기술이 도입되면서 성장가능성을 높게 봤다. 현재 45명이 함께하고 있으며 대다수가 석박사 출신의 개발인력이다.

Q. 라이다가 주목받고는 있으나 양산 단에 적용된 건 한정적이다
A.
맞다. 첨단운전자지원시스템/자율주행(ADAS/AD)에 적용되는 핵심기술 중 하나다. 관련 기술이 빠르게 고도화되면서 정확도, 확장성, 크기는 소형화되고 내구성도 좋아지는 모델들이 발표되고 있다.

현 시기를 보자면, 라이다 시장은 실제 기술 단에서 접근할 상황은 아니다. 현재 어떤 제품이, 어떤 양산차에 탑재돼 있는가의 경쟁이다. 향후 양산 단에서의 기술 우위성, 구체적인 마일스톤을 보유한 기업 간 경쟁시장이다.

Q. 지난해 IAA, 올해 CES에서 고체형 라이다를 공개했다
A.
초기 형태의 라이다는 원통에 다이오드를 수직으로 배열하고, 이를 360도 회전하는 구조다. 다수 채널을 갖기 위해서는 다수의 다이오드가 필요하다. 원통이 들어가 무겁고 크다. 구조적으로 양산이 쉽진 않아 단가도 높다.
 

▲ ML-1 라이다에 탑재되는 빅셀(VCSEL) 광원소자
고체형 라이다인 ML-1은 하나의 실리콘(Chip) 모듈이 핵심소자로 사용된다. 빅셀(VCSEL) 광원기술이 적용됐다. 

 

각 픽셀마다 렌즈를 결합해 측정거리를 넓힌 고출력 VCSEL 어레이와 마이크로 패턴 광학계, 데이터를 수집하는 단일광자검출다이오드(Single Photon Avalanche Diode, SPAD) 어레이가 하나로 통합된 구조다.

소형설계가 적용돼 자동차의 앞뒤범퍼와 같은 곳에 탑재하기도 쉽다. 원통이 내장된 구조보다 충격에도 훨씬 강해 내구성도 높다. 관련 업계에서 글로벌 기업들이 제품을 공개하고 있으나 한국에서 고체형 라이다를 공개한 건 에스오에스랩이 최초다.

Q. CES에서 온세미와는 MOU도 체결했는데
A.
우리는 고전력 VCSEL 광원과 마이크로 패턴 광학기술 고도화를, 온세미는 고해상도 SAPD 어레이를 통합하는 게 주요 골자다. 온세미는 글로벌칩사이자 이미지센서 시장에서 탑 그레이드에 랭크돼 있다. 안전성 인증인 전장 그레이드를 획득하기에도 유리하다. 각 사가 보유한 기술 간 통합과 향후 양산 단에서 요구되는 이슈에도 유기적으로 협력할 계획이다.

Q. 어느 칩사, 완성차OEM, 티어1과 논의하고 있나
A.
관련 산업군과 연계된 다수의 기업들과 협업하고 있는 건 맞다. 기밀유지협약(NDA)이 걸려있거나 비즈니스 관련 논의, 개념검증(PoC) 등 다양하게 추진되고 있는 사안들이 많지만 공개하기 어렵다. 이해해 달라.

Q. 하이브리드 라이다인 SL-1이 경쟁사 대비 특징은 뭔가
A.
중단거리용이 고체형 ML-1이라면 장거리용이 하이브리드 SL-1이다. 2종 모두 그간 시장에서 라이다의 단점으로 지적돼 왔던 것을 보완한 모델이다.

단일 광원으로 멀티채널 스캐닝이 가능한 점이 SL-1의 핵심이다. MEMS 미러 스캐너로 수직채널을 구성하고, 이를 폴리곤 스캐너가 수평으로 분사하는 구조다. 아우디A8 완성차에 탑재된 발레오의 라이다가 비슷한 구조로 구현됐으나 채널 수와 해상도 면에서는 우리가 유리하다.

MEMS 원천설계와 제작기술로 경쟁사 대비 속도도 2배 빠르다. 양산도 비교적 쉽고 내구성도 갖췄으며 단일 사이즈에서 다채널 스캐닝이 가능한 최초 제품이다. 이 기술은 미국, 중국 등 해외에서 특허를 확보한 상태다.

Q. 레퍼런스가 중요한 시장이다. 어떻게 추진하고 있나
A.
사실 가장 어려운 부분이다. 우리뿐만이 아닌 경쟁사도 비슷한 상황일 게다. 알다시피 자율주행기술 구현을 위한 필수요소로 라이다가 탑재될 것은 기정사실화된 상태다. 

 

완성차에 탑재되는 라이다 레퍼런스(경쟁사 포함)가 많지 않다. 자동차시장은 선행기술연구가 핵심이다. 기술과 트렌드는 빠르게 변하는데 양산차에 탑재되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는 산업군이다.

해외전시회에 참가하면서 적극적으로 알리는 것, 미국에 지사를 개소한 것 모두 파트너십 확장을 위해서다. 혼자서 할 수 있는 비즈니스가 아니다.
 

▲ 에스오에스랩과 온세미컨덕터는 올해 1월7일(현지시간) CES 현장에서 MOU 체결을 공식화했다. (왼쪽부터) 웨이드 애플맨 온세미컨덕터 부사장, 정지성 에스오에스랩 대표
관련 업계와 협업하면서 공동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기술 고도화에서 양산까지 최적의, 일관된 프로세스를 정립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더 적극적으로 기술 경쟁력을 알리고 협업하면서 다수의 레퍼런스를 확보하는 것, 올해 목표이기도 하다.

Q. 버티컬마켓에 최적화된 전략을 이야기했는데
A.
라이다는 자동차에 탑재되지만 로봇과 같은 산업용 장비에도 탑재 가능한 기술이다. 제조공장에 사용되는 운반로봇, 서비스로봇에 적용할 수 있는 2D라이다 2종(GL-3/TL-3)을 개발해 포트폴리오도 늘렸다.

반도체공장 자동화의 핵심장비인 웨이퍼 이송장비(OverHead Transport, OHT)에도 라이다가 탑재된다. 대부분 일본과 독일 제품이다. 공장 한 동에 들어가는 OHT 시스템 규모는 어마어마하다. 지난해 일본의 수출규제로 외산부품의 국산화 바람이 불었던 것처럼 기회가 있는 시장이라고 본다. 구체적으로 언급할 수는 없으나 국내 기업과 관련된 논의도 진행 중이다.

Q. 개인적인 질문이다. 라이다 기업을 인수합병하는 사례가 많다. 가치를 인정하는 기업이 있다면 합병할 의향이 있나
A.
현 시점에서 정확히 말하긴 어렵다. 가치를 인정받는 건 모든 기업이 추구하는 비즈니스의 핵심이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혼자서는 할 수 없는 시장이다. 관련 기업과의 협업이 필요하고, 기술과 비즈니스가 같이 성장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본다. 에스오에스랩의 가치를 인정하는 자이언트 기업이 있다면 행복한 일일 게다. 에스오에스랩이 개발한 특허기술을 브랜드 그대로 이어갈 수 있는 조건이라면 가능할 것으로 본다.

자본이 필요한 시장에서 굳건한 토대는 중요하다. 그만큼 우리가 개발한 라이다가, 기술이 관련 시장에 더 빠르게 또 많이 보급되기 때문이다. 이는 우리가 추구하는 기술 생태계, 비즈니스 생태계 확장전략과 맞아 떨어지는 점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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